일본을 떠나, 한국에서 다시 시작하다
일본에서 시스템엔지니어로 일하다가, 올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겹쳤다. 스트레스, 인생에 대한 회의감, 그리고 마침 하고 싶은 일도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결정적이었던 건 멘탈이 너무 안 좋아졌다는 거였다. 잠도 잘 안 오고, 아주 가끔은 숨이 잘 안 쉬어지는 경험도 했다. 뇌가 위험을 감지해서 반응하는 느낌이었달까.
이대로 계속 미친 듯이 야근하면서 스트레스 받고, 평생 최소 9시부터 18시까지 일하는 삶을 생각해보니 숨이 막혔다. 수익은 나쁘지 않았지만, 문득 회의감이 들었다. 이게 정말 행복한 걸까?
일만 하다가 인생을 흘려보내고 싶진 않았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싶었다. 돈은 생활비만 벌 수 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계속 업그레이드해 나가다 보면 수익도 자연히 따라올 거라고 믿는다. 한마디로, 나만의 라이프스타일을 구축해보고 싶어졌다.
한국에 돌아오고 나서 2달은 그냥 쉬었다.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실컷 얘기하고 놀았다. 여행 얘기가 나온 김에, 배편으로 후쿠오카에 저렴하게 갈 수 있다는 정보를 듣고 바로 여행 계획을 짜서 다녀오기도 했다. (이 얘기는 따로 글을 써볼 생각이다.)
친구 결혼식에도 갔고, 영화도 봤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랑 〈오디세이〉는 꼭 보길 추천한다.
그런데 이렇게 계속 쉬면서 집에 있다 보니, 점점 게을러지고 히키코모리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원래는 한 달 정도만 쉬자는 계획이었는데 어느새 두 달째가 되어 있었다. 본가에서 지내면서 계획했던 일을 하려고 했는데, 막상 해보니 이건 아니다 싶어서 자취를 하기로 결심했다.
월세 이상은 벌어야 하니 너무 고강도인 일은 제외하고, 알바몬·알바천국·당근마켓에서 알바를 찾아봤다. 괜찮아 보이는 곳을 발견해서 지원했고, 면접을 보고, 합격했다. 부산에서 꽤 유명한 곳, 부산타워였다.